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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14 디테일한 범죄 현장

그림자 소녀
검은 수련
내 손 놓지마

미셸 뷔시, 달콤한책, 2014-16
Michel Bussi,  Nympheas Noirs, 2008; Un avoin sans elle, 2012; Ne lâche pas ma main, 2013

프랑스의 지리학 교수이자 범죄소설가의 책
옮긴이의 말이 남아서 그런지, 정확하고 눈에 그린 듯한 배경이자 현장에 대한 묘사-각각 모네의 지베르니 마을, 몽테블리 산, 인도양의 레위니옹-가 치밀하다고 느낌
옮긴이가 출판사 대표기도 하니, 뷔시의 글을 매우 좋아하는 듯


살인이 등장하니 추리소설, 범죄소설이라고 해야 되겠지만 
살인사건의 해결이 주가 아니라, 살인자 또는 살해당한 자를 둘러싼 이야기,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가 주인공이다
그림자 소녀에서 일기 쓴 사람인 사립탐정
검은 수련에서의 관찰자 노파 
내 손 놓지마의 남편

또 하나 주인공은 범죄현장이자 해결현장인 구체적인 장소
그림자 소녀의 배경인 산을 오르고, 오두막을 답사하는 장면들이 하나씩 묘사되고
그 유명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배경으로 한 검은 수련의 경우 
모네의 그림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상상력을 발휘하기가 쉽기 때문에 더 강렬한 듯하다
-지베르니 마을에 자기 만의 인공정원을 만들고, 수련을 심고, 꽃이 시드는 게 싫어 매일 새로운 꽃을 심었다는 모네에 대한 일화는 편집증적이지만 
활화산이 존재하는 섬을 다룬 내 손 놓지마에서는 화산 때문에 생기는 기후현상 역시 다룬다


그리고 플롯
무엇이 문제인지 나중에야 드러나고, 이걸 드러내기 위해서 앞에서 근거들을 쌓아놓고 
누가 누구인지, 누가 무엇을 알고 있고, 그 누구의 의도는 무엇인지 
-개인적으로는 가장 먼저 쓰인 검은 수련이 이 지점에서 제일 인상적이다


다른 프랑스 범죄소설인 피에르 르메르트의 글과 인물의 정서와 문제에 집중하는 점은 닮은 듯하지만
플롯과 지리에 대한 묘사 부분은 정말 디테일하다
-르메르트는 정서와 감정에 대한 기록이 디테일했다고 생각
어떤 장소가 주는 정서를 이미 갖고 있었을 프랑스인들에게는 소구력이 대단했을 듯하다

글고 사건해결의 주체가 아니라, 관찰자가 주된 화자라-또는 주체와 관찰자가 마구 뒤섞여- 갖게 되는 시점 이동의 속도까지 

개인적 범죄소설 취향은 아니지만, 글을 천천히 읽게 만들고, 눈앞에서 그려보게 만드는 즐거움이 있다
프랑스 범죄소설을 좀더 찾아보게 될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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