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리포트의 '한국대사관을 위한 특별 보고서'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 미국 워싱턴 외교가의 정보지인 넬슨 리포트가 지난 24일 e-메일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배포한 '주미 한국대사관을 위한 특별보고서’는 조지 부시 행정부 및 의회의 한반도 정책 관련자들의 역학관계와 한반도 관련 기사를 다루는 미국 기자들의 성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
부통령실북한과 동등한 조건에서 진지하게 협상하느냐는 것등을 포함한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결정은 딕 체니 부통령의 손에 달려있다. 체니 부통령은 자신의 동조자들외에는 바깥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으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중앙정보국(CIA) 등의 관리들과 협의해 독자적으로 판단을 내린다. 그의 오른팔인 루이스 리비 비서실장, 외교정책 보좌관인 스티브 예이츠 등 2~3명 정도가 측근이다.
백악관부시대통령에게 한국에 관한한 체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브 해들리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 J.D. 크라우치 부보좌관 등 외에 다른 비밀 브레인은 없다.
해들리 보좌관은 레이건 행정부때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리처드 앨런 씨와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대사의 의견을 듣는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그의 자문단에서 벗어나 있다.
마이클 그린 선임국장은 그레그 전 대사,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에게 자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의 자문이 정책에 반영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린 선임국장과 빅터 차 선임보좌관은 스콧 스나이더 전 아시아재단 서울사무소장,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연구소장 등 2명의 젊은 외부 전문가와 마커스 놀랜드 미국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의 의견을 때때로 듣는다.
NSC 비확산담당인 봅 조지프 씨가 국무부의 존 볼턴 군축담당 차관 자리로 옮긴 것은 한국에 좋은 소식이다. 그는 볼턴 차관 및 부통령실과 손잡고 전향적인 한반도 정책을 추진하려는 그린 선임국장의 시도를 번번이 차단해 온 인물이다.
국무부라이스 국무장관은 로버트 졸릭 부장관과 로버트 젤리코 고문(전 스탠퍼드대 동료), 니컬러스 번스 차관, 스티븐 크래스너 정책기획실장,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등과 같은 '브레인 트러스트'를 갖고 있다.
졸릭 부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관리들은 최근 아시아 동향을 잘 알지 못하는 점을 동아시아 담당 베테랑 관리들은 우려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과 젤리코우는 '독일 통일'에 관한 책을 공동 저술했는데, 라이스는 한국 통일을 이와 유사하게 생각하는 것 처럼 보인다.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에 한국 전문가인 리비어 에번스 대신에 고작 20년전 한국을 경험것 밖에 없는 캐슬린 스티븐스를 들어 않히는 등 힐 차관보가 라이스 장관의 재가아래 동아태국을 물갈이 한 것은 우려스럽다.
그러나 힐 차관보나 스티븐스가 한국 및 일본 전문가인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의 도움을 받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또한 '뉴욕 채널’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조셉 디트라니 대북협상특사가 '한국에 대해 반대하는' 그룹(딕 체니 그룹)의 전적인 지원을 받는 점도 한국에 좋은 소식이다. 그만큼 힘이 있다는 얘기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의 잭 프리처드 특사는 발언권이 별로 없었다.
차기 주한 미국 대사로 지명될 알렉산더 버슈보 러시아 대사는 차분한 비확산 전문가이다.
국방부국방부내 한반도 정책에 직접 관여하고 세부적인 논의를 하는 일명 '리틀 테이블(Little Table)’의 고정멤버는 대변인인 로런스 디리타, 더글러스 페이스 차관, 피터 로드먼 차관 및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이다.
대표적 한국통이자 한국어에 능통한 롤리스 부차관은 자체적으로 코리아 팀을 운영하며 세부적인 사안들을 챙긴다. 마이클 피니건 육군 소령이 주한미군 재편 문제 등을 맡고, 스콧 피니 북한과장이 북한 쪽을 다룬다. 그외 미 국방대의 제임스 프리스텁 박사와 국방분석연구소의 한국계 케이티 오(오공단)씨 등도 자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언론 창구로는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와 워싱턴 포스트의 글렌 케슬러 기자를 활용한다. 일본 도쿄에 주재하고 있는 프리랜서 리처드 핼로란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의회하원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강한 불신을 품어 왔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에 대한 강한 의구심, 그리고 공화당 출신 뉴트 깅리치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것이 직간접적인 이유였다.
당시 행정부가 중국 및 북한 정책 등에 대해 의회에 숨기는 것이 있다고 믿었던 하원은 CIA,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 NSC 인사들로 일명 '블루 팀’이라는 비공식적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현 하원 내 한반도 정책 관계자들은 이같은 정서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상원에서는 리처드 루거(공화당), 조셉 바이든(민주당) 의원이 '골칫덩어리'급에 속한다. 이들의 보좌관인 케이스 루스 씨와 프랭크 자누지 씨는 북한을 두 번 방문해 상원외교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언론미국내 영향력있는 전국 뉴스 매체 종사자중 한국 전문가는 은퇴한 오버도퍼 교수(전 워싱턴 포스트)와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의 댄 스나이더 밖에는 없다.
한국어를 할줄 알고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한국 대사(리처드 스나이더)의 아들인 그는 한국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동정적이며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다. 그렇지만 그린 국장과 차 보좌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만큼 '신중한 플레이어'이다.
생어 기자는 분석하기 어려운 케이스이다. 지칠줄 모르며 명석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문의 1면에 실리기 위해 요구되는 것에는 매우 냉소적이다. 한국정책과 관련, 그는 끊임없이 훼손시키는 그리고 종종 맞지 않는 기사들을 "고위 행정부 관리가 말했다..."는 식으로 쏟아낸다. 데스크가 요구하기 전에는 자신의 기사를 약화시킬 것 같은 '반대적 입장의 전문가'들을 찾지 않는다.
워싱턴 타임스의 빌 거츠 기자는 '폭탄 투척자'로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온건정책을 반대하는 반공 강경론자들의 연합인 '블루팀'의 에이전트 역할을 기꺼이 한다. 생어가 생략함으로써 부정직하다면, 거츠는 동조함으로써 부정직하다.
2005/06/30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