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모리 히로시, 홍성민 옮김, 작은씨앗, 2010
Mori Hiroshi, Kishima Sensei no Shizukana Sekai, 2005

누군가가 페북 통해 공부 언저리의 사람에게 추천한 책
도서관 책은 이미 대출 중-누군가의 페친이 울 동네에 있는지?
서점 책은 절판된 상태라 헌책에도 프리미엄 붙어 판매 중 


주입식 교육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모두 소화한 대학 4년생 주인공이 연구를 위해 사는! 대학 조수(우리로 치면 연구교수??) 기시마 선생 밑에서 공부하고 논문 써온 얘기다 
다만 
생활과 세계가 연구를 위해 배치된 선생의 삶과 다른 연구의 평가에서도 필요한 말만을 하는 태도가 주는 울림은 크다  
-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외부에서는 이해가 불가능한, 주인공도 그 중 한 조각만을 경험한
- 먹고 자는 리듬의 배치부터, 책으로 가득 쌓인 집, 해야할 것을 최소화하고 나머지 시간을 확보

이공계 연구자이므로, 뭔가 잡히는 -표현에 따르면 분면 이것에 가까워, 하는 감촉- 질문을 한다는 점은 다르겠으나, 
연구문제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단계
<자기 연구실 사람>을 훈련하는 과정과 배움의 흡수, 그 과정의 순수한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긴 하다
- 다른 사람의 평가가 아닌 스스로 연구의 의미가 빛나는 순간을 찾는 것
- 빛나는 순간 임을 알게 되는 것도 내공이 없으면 안 되겠지만


소설, 이라는 게
적어도 한국에서는 소설, 일수밖에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
- 예전 RIPE에서 소속이 없는 일본인 연구자의 글을 읽은 적은 있지만, 일본에서도 연구자의 정치는 존재할것
- 모리모토 교수가 없었다면, 기시마 조수도 존재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 

단편적으로만 아는 한국 이공계 연구자의 세계도 펀딩 규모의 차이를 제외하면, 인문계 연구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해서 


노동이란 그런 것이다
할당된 노동량을 처리한다
시간이 지나면 종료
그것으로 해방감을 맛본다
그런 세계다
하지만 이곳에는, 대학에는 내가 아직 모르는 세계가 있다 

생각하는 행위는 운동과 닮았다
달리기와 사고는 몸의 사용 부위가 다를 뿐 나머지는 똑같다 
달리기의 경우 목적지가 있지 않다
목적지가 있으면 그것은 노동에 가까워진다 
... 
절차가 없고, 방법도 정해져 있지 않고, 답이 존재하는지 어떤지도 모르고, 풀 수 있다는 보증도 없다
그것이 연구에서의 사고다
오로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뭔가가 떠오를 때까지 계속 생각한다



모리 히로시는 이공계 연구자를 주인공으로 한 10편 넘는 범죄소설을 쓴 작가기도 하다
일본 범죄소설 취향은 아니지만 해야할 일이 끝나면 한번 시도해 볼 수도 
책에 대한 평가 중에 히로시의 문장에 대한 찬사도 적지 않으므로 - 위의 인용문 때문에 타이핑 해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해야할 일을 끝내고 기시마 어록을 정리해야 겠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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